경남 사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같이 뛰놀며 컸던 4명의 여대생이 뜻을 모아 '사천온(溫)택트'란 모임(동아리)을 만들어 최근 스리랑카에서 해외봉사 활동을 마치고 돌아왔다.

이들이 다녀온 해외 봉사활동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주관하는 '2025년 월드프렌즈코리아 IT 봉사단' 사업 프로그램이다.

을'사천온(溫)택트' 팀원이 스리랑카의 사무드라데비 발리카 비디알라야 여학생들에게 IT 교육과 한국의 전통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사천온(溫)택트'팀은 사천시 사남면 출신 대학생 4명이 의기투합을 해 만들었다. 팀 이름엔 이들 학생들이 나고 자란 고향 사천의 온기를 IT에 접목해 전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현재 진주교대(한진·3학년), 중앙대(성지현·3학년), 홍익대(윤아영·1학년), 고려대(황채원·3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들이 고향 이름을 딴 '사천온(溫)택트'팀을 만든 것은 2023년 1월이었다. 어릴 때 사천시 사남면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만난 뒤 친하게 지내다가 IT로 봉사 활동을 해보자는 생각이 의기투합을 했다.

먼저 마을회관을 빌려 어르신들에게 컴퓨터 기초 사용법을 가르쳐드렸다. 과정에서 세대간의 정보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후 NIA에서 '2025년 월드프렌즈코리아 IT 봉사단'을 모집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봉사 활동을 해외로 돌려 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봉사 지역은 스리랑카로 정하고 현지 교육용 프로그램 계획서를 짠 뒤 지원했다. 다행히 만든 현지용 봉사 계획서가 통과돼 바람이 이뤄졌다.

'사천온(溫)택트'팀은 현지 교육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 8월 초 전교생이 1000여 명인 스리랑카의 사무드라데비 발리카 비디알라야(Samudradevi Balika Vidyalaya) 여학교를 찾아 봉사활동을 했다.

활동 기간인 8월 6~26일 IT 수업을 듣는 한 개 반 학생들(30여 명)에게 IT 교육을 하면서 언어와 문화 교류·전파 활동을 했다.

이들은 교육 과정에서 IT 지식 전달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한국의 문화와 스리랑카 현지 문화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2주에 걸친 IT 교육에서는 파이썬(Python·멀티 패러다임 언어로 절차적 프로그래밍, 함수형 프로그래밍, 객체 지향 등 다양한 패러다임을 지원하는 언어)의 기본 이론과 실습을 교육해 학생들이 직접 코드를 작성하고 실행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도했다.

우리의 전통 문화로는 한국의 전통이 담긴 윷놀이, 모루인형 만들기, 한국 전통 문양 그리기, 민화 부채 제작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특히 한국의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모루인형 만들기 수업은 학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모루인형이란 가는 철사에 섬유가 촘촘히 붙은 형태의 인형으로, 털이 달린 철을 구부려 만든다.

스리랑카의 사무드라데비 발리카 비디알라야 여학교 학생들이 한국의 전통놀이인 윷놀이를 하며 흥미로워하고 있다.

성지현 학생은 "윷놀이가 시작되자 학생들의 눈빛이 반짝이며 승부욕을 불태웠고, 윷과 모가 나올 때마다 교실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고 전했다.

교직원들도 민화 부채 만들기에 흥미롭게 참여해 한국 민화의 아름다움이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성지연 학생은 "봉사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마음과 문화를 나누는 데 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사천온(溫)택트' 팀원들이 스리랑카 현지 여학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상 '사천온(溫)택트'

'사천온(溫의 다른 팀원들도 "이번 봉사활동은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경험이 아니라 현지 학생들과 친구가 되어 서로를 알게 된, 성장하는 과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제 사회와 연결되는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협업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리더십과 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었고, 나아가 국제적 연대와 교류의 가치를 몸소 체험했다"며 뜻깊은 활동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한편 NIA가 주관하는 정부 파견 해외봉사단은 지난 2001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개발도상국 78개국에 청년 IT 인재 8882명을 파견했다. 올해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22개국에 총 408명이 파견돼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IT 노하우를 전파 중이다.

인공지능(AI), 프로그래밍 등 현지 수요와 수준에 맞춘 맞춤형 IT 교육과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물론 개발도상국에 한국의 문화를 전파하려는 목적도 있다.